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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공예 복원 및 현대화

지역 전통 공예를 살리는 청년 창업 사례

1. 변화의 주체로 떠오른 청년들 – 전통 공예와 창업의 만남

전통 공예는 오랜 시간 동안 지역과 세대를 연결해온 문화 자산이지만, 산업적 구조가 노후화되면서 후계자 부재와 수요 감소 문제에 직면해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20~30대 청년 창업가들이 전통 공예 분야에 주목하며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기술의 계승이 아니라, 브랜딩과 시장 분석, 콘텐츠 기획 등 창의적 요소를 결합해 공예를 다시 ‘살아 있는 산업’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예컨대,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온기(ONKI)'는 전통 목공예를 현대 리빙 디자인에 접목한 청년 브랜드로, 전통 장인이 만든 반닫이, 찬합 등을 현대 가정용 미니 수납장, 디퓨저 케이스 등으로 재탄생시켰다. 창업자 김보현 대표는 “공예는 상품이 아니라 ‘느낌과 가치’를 파는 것”이라는 철학 아래, 감각적인 디자인과 SNS 기반의 홍보로 지역 청년 창업의 모범 사례가 되었다. 이처럼 청년들의 접근은 기능적 모방이 아닌, 기획과 감성의 융합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2. 로컬성과 정체성 – 지역 기반 공예를 브랜드로

지역 전통 공예는 특정 지리와 역사에 뿌리를 두고 있어, 단순히 제품 이상의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한 청년 창업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다.
전북 익산의 금속 공예 기반 브랜드 ‘유기온’은 백제 유기 문화를 재해석해 테이블웨어와 아트 오브제로 제작하며, 지역 역사와 전통 기술을 자연스럽게 제품에 녹여낸다. 이 브랜드는 청년 창업 지원 사업과 지역문화재단과의 협업을 통해 제작소와 쇼룸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역민과 함께하는 공예 클래스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지역성’을 약점이 아닌 차별성으로 활용한다는 점이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보기 어려운 지방 전통 소재, 지역 장인의 기술, 특정 지역 풍경과 연결된 스토리 등을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활용하며, 소비자에게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는 로컬 콘텐츠의 브랜드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지역 경제의 활성화와 공동체 기반 창업 모델로도 확장될 수 있다.

 

 

 

3.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전략 – 기술과 플랫폼의 융합

전통 공예의 장점은 깊이 있는 수작업이지만, 현대 소비자와의 접점은 디지털 기술로 확장된다. 청년 창업자들은 이러한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세대답게 온라인 플랫폼, AR/VR 콘텐츠, 크라우드 펀딩, SNS 브랜딩 등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공예 산업의 유통 구조를 혁신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강원도 원주에서 활동 중인 '결(KYUL)'은 전통 자개 기술을 현대적 액세서리로 재해석하며, 제품 출시 전 AR 기반 가상 착용 콘텐츠를 제공해 온라인 구매의 진입장벽을 낮췄다. 또한, 인스타그램과 틱톡을 활용해 작업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브랜드 팬층을 형성했고, 결과적으로 젊은 소비자층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장인의 손길과 AI 기반 맞춤 서비스, 디지털 마케팅을 자연스럽게 결합하며, 과거 수요자 중심의 수동적 공예 시장을 창조적 콘텐츠 중심으로 전환시키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공예의 정체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유통과 소비, 체험 방식을 혁신하는 중요한 사례다.

지역 전통 공예를 살리는 청년 창업 사례

 

 

4. 지속가능한 창업 생태계 – 지원과 협업이 필요한 이유

전통 공예 기반 청년 창업이 일시적 유행이 아닌 장기적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청년 개인의 열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실질적인 기술 전수,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 장인과의 신뢰 기반 협업, 공간 확보, 마케팅 지원 등 다층적인 인프라가 병행되어야 한다.

특히 청년 창업자 대부분은 공예 기술 습득보다 브랜딩과 기획에 강점이 있는 경우가 많아, 지역 장인과의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을 위해 필요한 것은 ‘기술 전승형 창업 인큐베이팅’, ‘지역 공방 협동조합 모델’, ‘공동 브랜드 개발’ 등 공공과 민간의 협력 구조다.
실제로 일부 지자체에서는 청년과 장인을 연결하는 ‘멘토링 기반 공예창업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문화재청·중소벤처기업부 등에서도 관련 사업의 확대를 검토 중이다.

궁극적으로 청년 창업은 단순한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전통문화의 현대적 계승 방식이자, 지역과 세대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 청년 창업가들이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지속적인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하는 구조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